정말 오랜만의 포스팅이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이번 스토리는 8월에 세관(Zollamt)에서 택배를 찾아온 이야기이다.
독일 워킹홀리데이 20일차, 드디어 세관에서 한국에서 보낸 택배를 찾아왔다.
Part 1. 세관에서 택배 찾아온 에피소드
아침 6시에 눈 뜨자마자 선크림만 바르고 트롤리를 끌고 버스를 타러 나갔다. 어제 구글 맵의 1시간 5분 걸린다는 말을 믿었다가 낭패를 봐서, 오늘은 아예 세관 직원들과 함께 출근할 작정으로 출발했다.

버스 타러 가는 길에 보니 해가 뜨고 있었다.

버스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서 뵈블링엔(Böblingen)에 도착했다.



아직 아무것도 못 먹은 상태가 다음 버스 기다리는 동안 빵집에서 초코 크로와상을 사먹었다. 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아니었다ㅜ 사실 그냥 크로와상을 먹고 싶었는데 메뉴에 없었고, 초코 크로와상은 안에 초코가 가득했는데 너무 퍽퍽하고 달았다. 프랑스가 바로 옆인데, 프랑스 빵과 독일 빵은 느낌이 좀 다른 것 같다.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끼니 대신의 느낌인데, 독일 빵은 약간 디저트 느낌으로 좀 무거운 빵들이 많은 듯 하다.
쓰면서 지금 보니, 영국의 Underground를 변형해서 Back Ground라고 이름 지은 것 같다ㅋㅋ
다시 버스를 타고 또 좀 걸어서 정말 오고 싶지 않았던 뵈블링엔 세관(Zollamt Böblingen)에 도착했다. 찾기가 좀 어려웠는데, 혹시라도 이곳에 방문하게 된다면(그러지 않길 바라지만), 지도에 있는 Böblingen customs entrance로 가면 안된다. 처음에 이곳으로 검색을 하고 갔더니 그냥 들판이 나와버려서 당황했다. 그 길로 쭉 더 가야 하니 entrance로 검색하지 말고 Zollamt Böblingen (또는 Böblingen customs)로 검색해서 나오는 위치가 맞다. 그리고 어느 정도 근처에 왔다 싶으면 그 이후부터는 표지판을 잘 보고 따라가면 된다.
뵈블링엔 세관(Zollamt Böblingen) 구글 맵 위치 : https://maps.app.goo.gl/Z18QpxoM8MjBBXKB7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번호표를 뽑는 곳이 있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은 내 뒤에 오신 중년 남성 분밖에 없었다. 그리고 화면에 “Room 4로 들어오세요”라고 뜨면 들어가면 된다. 가면 인적사항 확인 후에 짐을 확인하러 간다.
사실 세관에 직접 간 이유는 어마어마한 관세 폭탄을 막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말을 잘 해야 했다.
세관 직원 분이 “악 이거 되게 무겁네. 안에 뭐 들었어?” 라고 질문하셔서 “그냥 옷이랑 먹을 거 좀 들었어요.”라고 했더니 “이거 혼자 가져갈 수 있겠어?”하고 그냥 통과됐다. 해외로 짐을 처음 보내보는 엄마가 혹시라도 금액이 너무 적으면 오해를 살까 봐 물품 리스트에 가격을 부풀려 적고 품목도 많이 적었는데, 그건 확인도 하지 않았다. 깐깐하지 않은 담당자를 만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느낌 상 소포가 너무 커서 열었다가는 일이 복잡해질 것 같아 그냥 보내준 것 같기도 했다ㅋㅋ
그렇게 5분도 걸리지 않은 택배 수령을 마치고 나왔는데, 들은대로 택배가 크고 무겁기는 했다.

택배 끌고 다시 3번의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하늘이 너무 예뻤다.
Part 2. 독일 워킹홀리데이 중 처음 겪은 인종차별과 독일에 대한 편견

세관 위치가 아주 도심에 위치하고 있지는 않아서, 길을 건널 곳이 마땅히 없었다. 한 번은 무단횡단을 해야 했는데, 혹시라도 이곳에 가시게 된다면 안전 조심하시길..!
택배가 20kg가 넘다보니 버스을 타고 내릴 때 턱 때문에 혼자 택배를 올리고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이 많이 도와줬는데, 첫 번째 버스를 탔을 때 버스 기사가 인종차별을 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를 보자마자 China China 하더니 합장하는 시늉을 하면서 인사를 했다. 그 버스기사를 지적하는 것보다 당장 내 짐을 운반하는 게 급해서 참았는데, 왜 저런 사고를 하고 행동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 버스기사가 생색을 내기는 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서 내 짐을 올리고 내리고 하는 걸 도와줬다. 그걸 보면 또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기도 해서 그냥 무지한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사실 독일에 오기 전에 독일 사람들이 상상 이상으로 차갑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좀 겁을 먹었는데, 남서부는 좀 따뜻한 분위기라고는 하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글 쓰는 날짜인 12월 7일 당시 기준) 조금 무거운 짐을 가지고 있거나 하면 무조건 먼저 “제가 도와드려도 될까요?”라고 물어본다. 물론 유럽의 다른 지역에 살아보지는 않아서 비교는 어렵지만, 무조건 ‘독일인은 차갑다!’라고는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렇게 1시간 30분을 달려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열어보니 옷, 이불, 생필품, 식품 정도가 들어있었다. 그 중에 가장 반가웠던 건 식품이었다:) 볶은 김치 팩이 있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김치 종류는 일절 반입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어서 뺏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무사히 나에게 왔다.
사실 집에 오고 나서 뻗었는데, 바로 독일어학원 등록을 하러 나갔다.
이 이야기는 독일어학원 비교와 함께 다음 포스팅에서 마저 하겠다.
참고로 한국에서 택배를 한 번 더 보냈는데, 그 포스팅 또한 이후에 다시 올릴 예정이다. 두 번째에는 일이 더 복잡해졌는데, 그 포스팅에서 DHL Express, DHL, EMS 간의 차이 등도 함께 다루겠다. 결론만 말하면, 정말, 정말 되도록이면 한국에서 택배 보내지 말고 현지에서 사는 게 훨씬 낫다는 것이다ㅠㅠ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또 다른 이야기로 만나요!:)